관찰/학교 방역도우미 일기

2022-07-25 학교 방역도우미 일기

몸을쓰라곰 2022. 8. 5. 18:05

725일 학교 방역도우미 일기

 

솔직히 알바하러 가면서 고민했다. 오늘도 도우미샘께 양해를 구하고 후문으로 가서 나의 최애친구랑 인사를 한 번 더할까? 아니면 다시 하던대로 정문으로 갈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벌써 학교 앞까지 도착해버렸다. .. 어떡하지? 이제는 결정을 해야할 때였다. 나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정문이었다. 그래, 이 아이들이 내(가 항상 만났던)아이들이지!

 

마음을 정한 다음에는 할 일이 하나 있었다. 바로 5학년 전교부회장에게 축하인사하기! 오늘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그 친구에게 축하를 해줘야 했다. 혹시 내일 못 마주치면 그대로 끝이니까 말이다. 마침 동생보다 먼저 들어오는 그 친구를 볼 수 있었다. 그 친구를 발견할 때부터 내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인사해야하지?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쿵쾅거리는 내 심장과는 달리 그 친구는 여느 때와 같은 걸음걸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드디어 그 친구가 바로 내 앞에 왔다.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그 친구에게 나는 (그 친구만 알아들을 수 있는)작은 목소리로 전교부회장 된 거 축하해요!’라고 말해주었다. 순간 그 친구의 눈빛이 반짝하더니, 웃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하고 지나갔다.

 

좋아 할 일 하나 했고! 사실 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저번에 양말을 던진 그 친구에게 다시 양말을 돌려주는 일! 그 친구는 저 멀리서 야구공을 던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뿜뿜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떨리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언제 또 볼지도 모르는데 직진이다! 아이가 신발을 갈아신고 있는 틈?!을 타서 나는 재빨리 아이에게 다가간 뒤 이 양말 친구거 맞죠? 저번에 던졌던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이는 양말을 달라는 듯이 말없이 손을 쭉 뻗더니 잘 가져갔다. 그것 때문에 고민한 내가 민망해질 정도로 자연스럽게 말이다! 아직도 아이들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