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대안학교 1년살이

2.24 대안학교 교사일기

몸을쓰라곰 2025. 2. 24. 22:30

1. 오늘은 개학식과 더불어 학급발표가 있는 날, 아이들이 한 해동안 함께 보낼 친구들과 선생님이 발표되는 날이기에 가장 기대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 앞에 앉아있는 친구는 나와 작년에 같은 반을 했던 친구이다. 그 친구가 나와 같은 반이 된 걸 알았을 때, 갑자기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ㅋㅋㅋㅋ ㅠㅠ  같은 반이었을 때 막무가내인 면이 없지않아 몇 번 세게 말한 적이 있는데(그래도 기죽지않고 할 말 다한다), 그것 때문에 그런 거려나..? 아무튼 아이들의 위로를 받던 그 친구는 나중에 나에게 '좋아서 울었어요'라고 말해주었다. 좋아해야 하는 건지 슬퍼해야 하는 건지.. ㅋㅋ 그래도 나는 너랑 잘 지낼 건데?

 

2. 학급발표가 되고나서 첫 학급활동을 앞두고 혹시 더 참고할만한 아이디어가 있을지 쌤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자신을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나 사용 설명서' 활동과, 방학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빙고에 쓰고 맞춰보는 빙고게임! 나의 입맛에 맞게 수정보완해서 아이들과 진행해보았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왜 이런거 해야 하나라는 표정이었지만, 중간중간 재미있어 하는 표정도 보였다. 서로 웃으며 떠들기도 하고.(이때가 제일 뿌-듯!) 항상 좋은 아이디어를 나눠주시는 쌤들에게 감사하다!

빙고 이야기를 듣던 다른 샘이 추천해준 마니또 빙고! 이것도 담에 해봐야지~ 

[학급경영] 마니또 미션 빙고 활동 : 네이버 블로그

방학나누기 빙고! 아이들이 첨에는 재미없다더니만 나중에는 왜 겹치는거 없냐고 난리였다.. ㅎ

 

 

 

3. 위의 활동과 관련한 ppt를 '감마'라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들었는데, 이 녀석을 쓰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텍스트를 잘 정리해서 핵심내용과 구간을 적당히 나눠주면, 자기가 알아서 ppt를 뚝딱! 만들어낸다. 다음은 감마를 이용한 ppt이다.

학급활동 - 나 사용 설명서.pdf
8.33MB
학급활동 - 방학 나누기 외.pdf
8.70MB

 

4. 대망의 반 이름 정하기... 우리학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반 이름을 정할 수 있다. 그래서 작년에는 '권태기'라는 반 이름이 나왔었고, 이것을 바꾸느라 꽤 홍역을 치뤘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참고하기 편하게 챗gpt에게 물어보았는데.. '현망진창'이라는 반이름이 나와버렸다..(생각보다 반이름 정하기에는 챗gpt는 별루였다.. ㅠ)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아이들의 투표도 여기로 쏠렸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미리 불편하다고 말했는데도 통과시키려는거냐! 결국 마지막에가서 안될 것 같다고, 부탁한다고 말해버렸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의 원성이 시작되었다. 이러면 쌤이 정하는거 아니냐고, 쌤 마음대로 하라고. 그치만 어떡해. 내가 미리 생각한 이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현망진창이라는 반이름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소지가 다분한데. 

그래도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다른 것을 더 알아보자고 말해주었고, 결국 '권선징악'이라는 반이름이 결정되었다. 끝나고 한 친구가 나한테 '애들이 철이 없어서 그런거니 이해해주세요'라고 말해주었다. 작년에는 이런 친구들이 거의 없었는데..  교사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절충안을 내놓는 아이들이 참 고맙고 소중하다!

 

오늘의 감사한 점

1. 학급활동 컨텐츠를 알려준 샘들에게 감사하다!

2. 내가 감기 걸렸음에도 병원에 못 간 것을 알고 약을 챙겨준 선생님에게 감사하다!

3. 아이들과의 고충이 생겼을 때 나에게 힘이되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4. 아이들과의 고충이 생겼을 때 나에게 힘이되준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

5.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부딪히는 나자신에게 감사하다! 

- 내일도 또 부딪혀보자. 부딪히는만큼 너는 성장하게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