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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4강 후기
    관찰/삶을 위한 교사대학 2022. 8. 4. 17:22

    4강 : 느린학습자를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대안교육 – 아이들에게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번 강의는 사람사랑나눔학교 강소영 교장선생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강의 시간 동안 주어지는 미션과 선생님들의 에너지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런 경험이 오랜만이라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럼 강의이야기로 들어가보실까요?

     

    이번 강의는 느린학습자들이 사람사랑나눔학교에서 배움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를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잠깐, 느린학습자가 무슨 뜻을 가지고 있냐구요? 느린학습자는 경계선 지능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들을 다르게 표현한 말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느린 학습자를 천천히 배우는 아이로 말씀하셨어요. 무언가를 배우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하지만, 그 나름의 속도로 배워가는 아이들 말이에요. 제도권 교육에서는 이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만큼의 지식을 주입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천천히 배우는 아이는 제도권 교육에서 ‘할 수 없는 아이’, ‘어설픈 아이’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낙인을 찍힌 아이들은 처음에는 뒤처지다가 나중에는 아예 배제되기도 합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몇몇 부모님 역시 배우면 좋겠다는 기대만 있지, 배울 수 있다는 믿음은 부족한 상태라고 해요.

    하지만 이 친구들에게도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해요! 사람사랑나눔학교는 이 아이들의 성장을 도울 방법을 20년 동안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합니다. 저희는 그 결과를 2시간 반 동안 압축적으로 들은 셈이지요.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제 기억에 남는 것 위주로 설명해보려 해요. 선생님께서 처음에 이 학교의 특징으로 말씀하신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집단교육’입니다. 제도권 학교에서 무리를 지어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아이들과는 달리, 이 곳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맺고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 훈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집단교육은 이를 돕기 위해 아이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요.

     

    저희도 짧은 시간동안 이 교육을 체험해봤습니다. 모둠 이름과 구호를 정하기, 특정 단어를 통해 자신을 설명하기, 모둠 내 각자 역할을 정해 설명하기, 놀이를 함께하고 설명하는 등 굉장히 많은?! 활동들을 했어요. 저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갑자기 주어지는 미션들에 당황했는데요(모둠 구호 정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정해진 시간 동안 계속해서 모둠 사람들과 미션을 수행 하다보니 나중에는 전보다는 조금 더 ‘미션모드’가 되어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미션이 떨어지면 ‘함께 어떤 이야기를 하지? 이 미션을 어떻게 수행하지?’를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이 집단교육에는 전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개별화 전략’입니다! 집단으로 주어지는 미션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어요. 저희가 한 ‘느린학습자 마인드맵 발표하기’로 설명해볼게요. 간단하게 말해 느린학습자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을 마인드맵으로 그려서 발표하는 활동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저희 모둠 사람들은 각자 하나씩 역할을 정했어요. 저는 모둠장, 00님은 대변인, 00님은 타임키퍼, 00님은 서기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합니다. 00님은 느린학습자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알록달록한 색연필로 예쁘게 잘 정리해주셨구요(마인드맵이 점점 예뻐지더라구요), 00님은 각자의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멋지게 풀어주셨어요(들으면서 놀랄 정도로요)! 00님은 중간중간 시간이 얼마나 촉박한지 확인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전.. 떨리는 목소리로 구호를 크게 외쳤습니다!! 이 역할들이 모여 저희 모둠은 마인드맵과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느린학습자를 설명할 수 있었어요.

     

    이처럼 개별화 전략은 아이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경험과, 서로의 역할이 모여 모둠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경험을 동시에 하게 합니다. 아이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자신감과 집단으로서 함께 미션을 성공시키며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이 훈련들을 하나둘 거치면서 아이는 자신이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같은 경계선지능장애를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는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제도권 교육이라면 이 상황과 속도의 차이가 비교와 평가의 잣대로 매겨졌겠지요. 사람사랑나눔학교에서는 저마다의 상황과 속도가 달라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애플이야기 – 애플은 먹는 사과라는 뜻의 애플도, 아이폰의 애플도 있죠. 아이폰의 애플을 아는 아이들은, 먹는 사과의 애플을 아는 아이들에게 그게 아니라며 무시했다고 해요. 이 때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사과 전체의 스펙트럼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더 안다고 해서 상대를 무시할 수 있으면, 그 무시에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서로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관계가 되길 제안했다고 하셨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의 페이스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여러 선생님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후기를 쓰면서 제 나름대로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또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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