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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8강 후기관찰/삶을 위한 교사대학 2022. 8. 4. 17:27
8강 : 마을과 학교, 하나 되기 – 마을학교에 대해 질문하기
삶을 위한 교사대학 여덟번째 시간, 저희는 성미산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성미산학교는 마을학교로 유명하죠? 저도 성미산 마을과 학교에 대해 언뜻언뜻 접했던 터라 나름의 기대가 있었습니다. 이웃사람들이 함께 모여 여러 활동들을 하는 마을, 학생들도 마을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학교를 상상했던 것 같아요. 왁자지껄하고, 활발한 무언가를 말이에요. 학교 공간도 학생들이 여러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조성되어 있었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학교와 마을이 연계된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들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성미산학교 선생님의 강의는 저의 바램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런 질문을 던지셨거든요.
‘여러분들은 마을을 원하시나요? 마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을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처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저는 잠시 동안 멍했던 거 같아요. ‘선생님 말씀대로 내가 마을이라는 이미지를 그냥 소비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을과 학교가 현실적인 고민의 장일텐데 말이야..’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처음에는 선생님 역시 학교와 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다고 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여러 활동이 주춤하고 있기도 하고, 선생님의 주된 관심사도 바뀌었다고 해요. 이전에는 ‘마을에서 어떤 활동을 할까?’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마을이라는 곳, 학교라는 곳 자체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셨다고 합니다. 그런 고민을 저희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아무래도 학교에서 오래 활동하시면서, 또 코로나라는 사건을 겪으면서 마을과 학교의 방향성과 비전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 후기를 적으면서 선생님이 처음 던지신 질문에 대해서 고민해보았어요. 강의 노트를 뒤적거리며 제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마을에 대한 비전과 가치가 동반되지않는 마을 활동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였어요. 요즘 ‘마을 공동체’, ‘마을 만들기’, ‘사회적 경제’같은 말들이 유행하고 있죠. 마을 활동 역시 그런 말들에 그냥 올라탄 채로 이루어지면 안돼요. 내가 생각하는 마을이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내 뜻과 함께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그 마을을 만들어 나갈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 개념을 가지고 강의를 돌아보니까 선생님의 강의가 조금 정리되는 것 같아요. 외부에서 볼 때는 마냥 멋있어 보이는 성미산 마을. 그 안으로 들어가서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어떤 비전과 가치를 가지고 마을을 만들었는지, 이 비전과 가치가 사람들을 어떻게 묶어줬는지, 지금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마을과 학교의 가치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선생님께서는 나누어 주신 것 같습니다.
성미산 마을 사람들의 가치는 ‘아이들을 잘 키우자는 마음과 생태에 대한 고민’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만들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마을 주변에 설치되는 배수지를 반대하면서 사람들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기 시작했어요. 투쟁의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의 가치에 대한 지향점과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이 가치를 나누기 위해 마을 학교가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도 가치에 대한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것들이 많았어요.
마을학교 역시 근대적인 학교를 따라가는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가 담겨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인상깊었던 점이 두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는 ‘기여와 참여’입니다. 이 가치는 ‘청소년 어린이들을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요. 마을학교는 여기에 ‘Yes!’라고 답합니다. 청소년은 배움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적 삶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아이들이 마을의 구성원으로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는 공간이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이 곳에서 아이들은 마을에 기여하고, 참여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공공성’이에요. 지금 당장 우리가 부딪히고 있는 생태, 재난, 혐오와 같은 여러 문제들이 있죠. ‘공공성’에는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동시에 타자들과 공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담겨있습니다. 학생들이 이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찾아가는 과정으로서 마을학교가 필요하다는 거죠.
이렇게 아이들이 마을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여러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면서 좋은 마을을 만드는 것은 곧 좋은 배움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위해 아이들은 ‘어떤 마을을 만들고 싶은지, 그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훈련하는 셈이지요! 마을에 대한 어른들의 고민과 실천이, 학교에서 아이들로 하여금 마을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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