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9강 후기관찰/삶을 위한 교사대학 2022. 8. 4. 17:28
9강 : 돌봄과 교육 그 사이 – 현장에서 부딪히며 일어나는 날 것의 이야기
이번 강의는 ‘징검다리형 서울형배움터 작공’에서 이루어졌다. 강의는 장보성 작공선생님이 진행하셨다. 나는 보통 강의를 듣기 전에 강의록을 한 번 훑어보고?! 간다. 그런데 선생님의 강의록은 읽기 시작한 순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생생하게 담은 선생님의 글은 몰입력이 대단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쓰시는 분은 어떤 분일지 궁금했다.
드디어 강의를 들으러 작공에 왔다. ‘어라?’ 싶었던 부분은 남자 선생님일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여자선생님이라는 점이었다(강의록 이름을 보고 남자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역시!’라고 느꼈던 부분은 선생님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강의의 내용에 집중하게 될 때가 있는가 하면, 말하는 사람의 태도나 분위기에 집중하게 될 때도 있다. 이번 강의같은 경우에는 후자에(많이!) 가까웠다. 어찌하다 보니 강의 후기에 ‘인자하지만 단호하신’이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이번에도 그래야 할 것 같다. 아니, 이번에는 조금 더 센 표현을 써야겠다. 선생님께서는 강단이 있으셨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선생님이 계시는 현장에 있다. ‘작지만 소중한 청소년 공간’이라는 뜻을 담은 이 학교에는 다녀가는 학생들도 조금 특별하다. 수 많은 고등학교 일진, 중학교 일진이 이곳을 다녀갔고, 지금은 고아 친구들이 주로 지내고 있다. 아이들은 각자 저마다의 상처가 있다. 아이들의 상처는 부모님 밑에서 곱게?! 자란 나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상처의 무게를 지고 이곳으로 오고, 선생님은 아이들과 그 무게를 함께 짊어지신다.
선생님은 ‘의식의 흐름’이라는 표현을 쓰시며 이 곳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셨다. 선생님이 처음 이곳에 오게 되신 이야기부터, 선생님이 아이들과 기싸움하셨던 이야기, 작공에서 매번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대처하는 이야기, 여기 아이들은 인문학 이전에 지금 자신의 일상에 필요한 돈에 대해 고민한다는 이야기, 아이들의 문제를 하루종일 붙잡고 고민하면 어느샌가 저절로 해결책이 팍 떠오른다는 이야기, 지원을 받기 위해 자신이 하는 일을 행정적 언어로 구체화하는 일이 너무나도 싫었지만 아이들 때문에 무조건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아이들에게 도움을 베풀어주셨던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선생님은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딪히고 계셨고, 내가 느꼈던 ‘강단’은 선생님의 삶에 베긴 굳은 살이었다.
매번 의식의 흐름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의식의 흐름이기에 선생님의 말에 온도를 더 잘 느낄수 있었다. 정돈되지 않은 날 것의 이야기들은 사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해 기쁘셨던 순간, 힘드셨던 순간을 말씀하실 때 선생님의 감정도 그대로 드러나서 나도 마음으로 들었다. 선생님의 울면서 말씀하실 때는 나도 눈물을 글썽거렸다.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는 다 좋았지만, 그 중에 하나를 꼽아 나눠본다.
‘작공에는 이런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돌봄과 교육 사이의 무언가가 있다. 또 그걸 하는 교사들이 있다. 교사들을 이끄는 건 대단한 사명감이 아니라 지금 내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아이 한 명이다. 아이들도 그런 교사들과 함께 어려운 삶을 살아 나간다.’
교사를 이끄는 건 '지금 자신의 눈에 아른거리는 아이 한명'이라니.. 이보다 현실적이고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는 없을 것 같다!
'관찰 > 삶을 위한 교사대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11강 후기 (0) 2022.08.04 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10강 후기 (0) 2022.08.04 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8강 후기 (0) 2022.08.04 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7강 후기 (0) 2022.08.04 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6강 후기 (0) 2022.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