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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교사양성 입문과정 12강 후기관찰/삶을 위한 교사대학 2022. 8. 4. 17:30
12강 :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교육적 가치 – 사회 안에 시장있다!
이번 강의는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강민수 센터장님께서 맡아주셨다. 20분이나 일찍오셨는데도 주차문제 때문에 늦어버리신 센터장님(지금부터는 선생님이라고 적겠습니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일찍와서 여유있게 준비하고 시작하시고 싶어하셨을 텐데...
그러나 이런 나의 걱정은 다행히도 기우에 그쳤다. 강의가 시작되자 선생님께서는 펄펄 날아다니셨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워낙 크셔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이라는 어려운?!내용임에도 쏙쏙 박혔다(이해와는 별개로..ㅠㅠ). 선생님은 강의를 하시는 중간중간 예리한?! 질문도 하시고, 2부를 시작하시기 전에 아예 수강생들의 질문을 먼저 받기도 하셨다. 선생님의 적극적인 에너지가 느껴져서인지 수강생들의 질문도 많았다. 자신이 겪은 사회적 경제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도 많았고, 각자 자신만의 배움을 가져가는 것 같았다.
나도 여러 가지 배움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다시 한 번 사회적 경제의 의미를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회학과다 보니 사회적 경제관련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누가 ‘사회적 경제가 뭐야?’라고 물어보면 ‘음.. 그건 말이지’하고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뭔가 사회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경제활동이라는 느낌적인느낌을 전달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느낌적인느낌을 한 마디로 정의해주셨다. ‘사회를 복원하려는 운동’이라는 말로! 엥? 사회를 복원한다니? 뭘 잃어버리기라도 했단 말일까? 맞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살펴보자. 현대로 들어올수록 사회는 점점 더 불평등해지고 있고, 도시로 몰리는 부 때문에 지방은 외면받고 있고,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그 문제의 시작이 ‘시장’이 달라진 것에 있다고 한다.
처음에 시장은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사회 속에 있던 시장이 시장을 제어하려는 사회(이 때의 주체는 왕이나 국가)의 압박과 불합리(세금징수)에 저항해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자유로운 시장을 꿈꾸며 말이다! 하지만 시장은 자유로워질수록 더 과도하게 이윤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자본가들은 하루종일 생산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늘리는 방법만을 고민했다. 그래서 노동자를 착취하고, 공장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윤을 늘리기 위해 여러 사회규칙을 뜯어고쳤다. 그 결과가 우리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각종 문제종합선물세트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을 본 몇몇 사람들은 사회 밖으로 나온 시장, 과도하게 몸집을 부풀린 시장을 사회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과도하게 커진 시장과 기업을 다시 사회 속으로 가져와야 한다. 이 운동이 바로 ‘사회적 경제’운동이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시장에서,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로 돌아가는 시장으로 돌아가는 운동!
이 운동의 핵심은 이윤과 비용의 공식을 다시 쓰는 데에 있다.
‘매출 – 비용 = 이윤’에서 ‘매출 – 이윤 = 비용’으로 나아가기!
일반 주식회사를 생각해보자. 주식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과 ‘이윤’이다. 더 많은 부를 창출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생산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줄인다. 앞서 말했듯이 노동자를 착취하고, 자연을 파괴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늘리는 방식으로 말이다!
사회적기업 역시 기업이기에 매출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매출을 보는 관점은 주식회사와 조금 다르다. 사회적경제기업의 목표는 ‘사회적’비전을 실현시키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 사회적비전은 불평등 완화가 될 수도, 기후위기 극복같은 사회전체의 문제부터, 아이들의 놀이공간 마련같은 우리 주변의 문제까지 다양하게 있을 것이다. 매출은 이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한 시민들의 지지를 뜻한다. 그래서 사회적기업 역시 매출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매출은 소수의 부를 불리는 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조합원들에게 나눠서 주어진다. 또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이윤을 줄여서라도 고부가가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이렇게 시장과 기업이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을 들으면서 나는 깜짝 놀랐다. 수업을 들으면서 내심 ‘말로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하지만, 결국 이윤을 추구하는 것 아닌가? 사회적 가치라는 허울 좋은 포장지를 씌운 상품을 파는 일에만 집중한다면, 그게 주식회사랑 뭐가 다르지?’라는 삐딱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식회사에 익숙해 있던 나는 이윤을 추구하는 일이 사회를 위하는 방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 역시 기업이기에 이윤을 추구한다. 다만 사회적 경제의 방점은 이윤을 추구하는 방식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사회적기업의 목표는 참여하는 더 나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사회적기업은 이윤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위해 드는 비용을 타협하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나의 생각을 들었다면, 그건 ‘사회적 기업’이 아니라고 하셨을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문제도 있을 것이다. ‘무지막지한 주식회사가 넘치는 생태계에서 사회적 기업은 어떻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사회적 기업이 ‘비용의 타협’라는 유혹에 흔들릴 때, 어떻게 똑바로 나아갈 수 있을까?’같은 문제들 말이다. 그럼에도 경제분야에서 사회적 경제는 내가 접한 대안 중 가장 현실적인 움직임이 있는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사회적경제는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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